12월의 독백/오광수
2013. 12. 30. 11:43ㆍ*좋은글,고운시
12월의 독백/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웟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렀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꽉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렵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믿음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
가슴으로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만 쌓았던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툼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십시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십시요.
'*좋은글,고운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개의 나무 십자가 (0) | 2014.02.12 |
---|---|
작아지는 나 (0) | 2014.01.20 |
마음에 묻는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0) | 2013.11.25 |
마음으로 드릴게요 (0) | 2013.11.06 |
익어가는 가을 / 이해인 (0) | 2013.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