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발톱 꽃] 완벽함의 불편함

2017. 6. 3. 01:38*평 화

완벽함의 불편함








귀퉁이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 온전치 못한 동그라미가 있었다.

동그라미는 너무 슬퍼서 잃어버린 조각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다.

여행을 하며 동그라미는 노래를 불렀다.



“나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고 있지요,

잃어버린 내 조각 어디 있나요”


 


때로는 눈에 묻히고 때로는 비를 맞고 햇볕에 그을리면서 이리저리 헤맸다.

그런데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빨리 구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힘겹게, 천천히 구르다가 멈춰 서서 벌레와 대화도 나누고,

길가에 핀 꽃 냄새도 맡았다. 어떤 때는 딱정벌레와 함께 구르기도 하고

나비가 머리위에 내려 앉기도 했다.



오랜 여행 끝에 드디어 몸에 꼭 맞는 조각을 만났다.

이제 완벽한 동그라미가 되어 이전보다 몇 배 더 빠르고 쉽게 구를 수 있었다.

그런데 떼굴떼굴 정신없이 구르다 보니 벌레와 얘기하기 위해 멈출 수가 없었다.

꽃 냄새도 맡을 수 없었고, 휙휙 지나가는 동그라미 위로 나비가 앉을 수도 없었다.



“내 잃어버린 헉, 조각을 헉, 찾았지요, 헉!”

노래를 부르려고 했지만 너무 빨리 구르다 보니 숨이 차서 부를 수가 없었다.



한동안 가다가 동그라미는 구르기를 멈추고,

찾았던 조각을 살짝 내려 놓았다.



그리고 다시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몸으로 천천히 굴러가며 노래했다.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고 있지요 ……,”

나비 한 마리가 동그라미의 머리 위로 내려 앉았다.




<잃어버린 조각 My Missing Piece>이라는 이 동화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쓴

셸 실버스타인(Shel Silverstein, 1952~1999)이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