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 이해인

2013. 3. 11. 23:38*사 랑



진달래 / 이해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다란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 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 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로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 ...Panis Angelicus(생명의 양식)-정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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