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용혜원

2017. 11. 8. 12:59*좋은글,고운시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용혜원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모든 잎사귀들이 물드는 이 계절에

우리도 사랑이라는 물감에

물들어 보자

곧 겨울이 올 텐데

우리 따뜻한 사랑을 하자



모두들 떠나고 싶다고

외치는 것은

고독하다는 증거이다



이 가을에

고독을 깨뜨리기보다

고독을 누리고 고독을 즐기고 싶다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모든 들판에 익어가는 곡식들과

열매들도 거둘 때가 되었다



살아오는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이 순간만큼은 마음껏 나타내 보자



모든 것들이 떠나가고

모든 것들이 잊혀지는데

우리 가을이 머무는 동안에

언제나 가슴속에 간직해도 좋을

멋진 사랑을 하자 이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