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에서

2015. 11. 15. 15:44*은 혜

 

가을 속에서

       

                           이 정 화

 

 

 

모든 것을 잊고 싶은 마음입니다

너와 나의 미움과 상처들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모두

바람에 흔적도 없이 날려 버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눈부신 하늘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내 헐벗은 나뭇가지에

또다시 새싹이 트고

푸른 잎이 돋아날 때까지

내 두 눈에 눈물이 가득히 고일지라도

끝까지 울지 않겠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비난하여

내 마음이 누런 낙엽이 되어

땅위에 떨어져서 이리저리 밟힐지라도

내 영혼은 결코 그 빛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

주위를 더욱 아름답게 물들이는 가을처럼

내 영혼은 영원을 노래하고

날마다 조금씩

가을의 눈빛을 닮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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